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주한덴마크대사관은 지난 12월 11일 서울 주한덴마크대사관저에서 ‘한-덴마크 장루 관리(Ostomy Care)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행사는 장루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양국의 정부, 의료계, 학계, 산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정책과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장루 관리, 단순 의료 행위 넘어 ‘삶의 존엄’ 문제
미카엘 헴니티 빈터 주한덴마크대사는 개회사를 통해 “장루 관리는 환자의 독립성, 자신감, 사회적 참여를 지원하는 문제로, 환자와 가족의 일상과 존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으며 정순섭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 또한 이번 세미나가 환자들의 치료 환경과 일상생활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책 비교: 보편적 복지와 지속 가능한 의료보장
세미나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양국의 제도와 정책 비교가 이루어졌다.
- 덴마크: 사회주택부 트리네 프레데릭센 국장은 보편주의와 지방분권에 기반한 덴마크 복지 원칙을 소개하며, 장루 용품 등 보조기기 지원에 있어 의료와 사회 서비스 간의 명확한 책임 구분을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을 공유했다.
- 한국: 보건복지부 정현진 서기관은 지속 가능한 의료보장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설명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수진 부장은 본인부담률 20% 통일 및 보장 범위 현실화 등 환자 부담을 줄여온 정책적 진전을 소개했다.
임상 현장의 목소리: ‘맞춤형 관리’와 ‘제도적 보상’ 필요
임상 세션에서는 구체적인 현장 경험과 과제들이 논의되었다.
- 덴마크 사례: 질랜드대학교병원 트리네 보르글릿 간호사는 세금을 통한 비용 부담 최소화와 환자의 제품 선택 자유, 특히 합병증 예방을 위한 수술 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한국의 과제: 서울아산병원 황지현 간호사는 현행 급여 체계의 획일적인 수량 기준이 환자별 다양한 상태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이에 따라 전문가의 임상적 판단을 반영한 유연한 기준 마련과 교육에 대한 제도적 보상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기술 혁신과 사회적 환경 개선
산업계 대표로 참석한 콜로플라스트의 필립 문치는 체형에 맞는 ‘정확한 맞춤’ 기술이 합병증 예방의 핵심임을 설명했다.
마지막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장루 관리가 소모품 지원을 넘어 예방 중심의 맞춤형 관리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김정하 병원상처장루실금간호사회 회장은 환자의 사회 복귀를 위해 장루 화장실과 같은 기반시설 확충 등 사회적 환경 개선이 병행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주한덴마크대사관은 “이번 세미나는 양국이 장루 관리 분야의 상호 이해를 넓히고 협력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라며, “앞으로도 장루 환자의 케어 수준 향상을 위한 정책 대화와 공동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