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글로벌기후환경대사 임명, 한국 외교, ‘기후 브리지 국가’ 전략 본격화

  • 등록 2026.01.30 13: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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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정부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글로벌기후환경대사로 임명하며, 한국 외교의 전략 축이 전통적 안보·통상 중심에서 ‘기후 외교(Climate Diplomacy)’로 본격 확장되고 있다.

 

외교부는 1월 30일 강금실 법무법인(유) 원 고문을 글로벌기후환경대사로 공식 임명했다고 밝혔다. 글로벌기후환경대사는 「정부대표 및 특별사절의 임명과 권한에 관한 법률」에 따른 대외직명대사로, 민간 전문가에게 대사 직함을 부여해 정부 외교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 인사는 ‘국제사회 공헌과 참여를 통한 G7+ 외교 강국 실현’이라는 국정과제의 일환이다.

 

 

강 대사는 제55대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국가기후환경회의 자문위원, 여성인권대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경기도 기후대사로도 활동 중이다. 외교부는 강 대사가 향후 주요 국내외 기후·환경 행사 참석, 해외 민간 부문 및 이해관계자 대상 아웃리치 강화, 한국 기후정책 홍보 등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임명은 단순한 인사 조치가 아니라, 한국 외교가 기후를 ‘환경 의제’가 아닌 ‘지정학적 자산’으로 격상시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강금실 대사의 기후외교 경로는 전통 외교관 코스와 다르다. 그러나 그의 이력은 오히려 현대 기후외교가 요구하는 다층적 거버넌스(multilevel governance)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강 대사는 2019~2021년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탄소중립 로드맵과 미세먼지 대책 등 국가 기후 전략 수립에 참여했다. 이 시기 그는 기후 문제를 환경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정의와 인권의 문제로 확장하는 접근을 강조했다.

 

또 2015년부터 환경 NGO ‘지구와사람’ 이사장과 공동대표를 맡으며 아시아·유럽 시민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청년 기후 활동가 국제 교류와 개발도상국 환경단체 협력을 주도했다. 이는 정부 외교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을 연결하는 이른바 ‘트랙2 외교’ 경험으로 평가된다.

 

2023년부터는 경기도 기후대사로 활동하며 유럽 지방정부와의 탄소중립 협력, 도시 간 기후 기술 교류, ESG 투자 연계를 추진했다. 2025년에는 대통령 프랑스 특사로 파견돼 한–프랑스 기후 협력과 녹색 금융, 에너지 전환 정책을 논의하며 공식 양자 기후외교 무대도 경험했다.

 

외교 소식통은 “강 대사는 협상가라기보다 정부·시민사회·지방정부·국제 네트워크를 동시에 이해하는 ‘연결자’형 인사”라고 평가한다.

 

글로벌 사우스와 EU를 잇는 ‘기후 브리지 외교’

 

이번 인사의 외교적 의미는 크게 두 축으로 읽힌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유럽연합(EU)이다.

글로벌 사우스는 이제 단순한 개발 원조 대상이 아니라, 국제 기후 협상에서 집단적 영향력을 갖는 핵심 행위자다. 한국 정부는 최근 아세안,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를 대상으로 기후 ODA, 기술 이전, 금융 연계를 결합한 패키지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강 대사의 시민사회 기반 접근 방식은 이들 국가가 선호하는 ‘아래로부터의 외교(bottom-up diplomacy)’와 맞닿아 있다. 한국은 이를 통해 중국식 인프라 중심 외교나 미국식 안보 중심 접근과 차별화된 ‘한국형 기후 동반자 모델’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EU와의 연계도 핵심이다.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공급망 실사법, ESG 공시 의무화 등을 통해 기후를 통상 규범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한국 산업 전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강 대사의 프랑스 특사 경험과 법률 전문성은 EU 내부의 규범 설계 논의에 접근할 수 있는 비공식 채널을 제공한다. 정부 간 외교뿐 아니라 시민사회·법제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EU 특성상, 이번 인사는 규범 중심 기후외교를 겨냥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번 임명이 한국이 EU의 규범 설계력, 글로벌 사우스의 현장성, 한국의 기술력을 연결하는 ‘선진국 기후 허브 국가’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할 수 있다.

 

강금실 대사는 전통적 의미의 외교관이 아니다. 대신 신뢰 구축자(trust builder), 조율자(coordinator), 연결자(connecter)에 가까운 인물이다. 이는 군사·통상 중심 외교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외교 자산이다.

 

강금실 글로벌기후환경대사 임명은 

한국 외교는 이제 ‘힘의 외교’를 넘어, 규범과 신뢰를 축으로 한 기후 외교의 시험대에 올라섰다.

  • 글로벌 사우스에는 동반자로,
  • EU에는 규범 협력국으로 접근하는

이중 트랙 기후 외교의 본격적 출발점이될 것이다.

 

이길주 기자 aromaes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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