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202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첫 공식 관문인 '제1차 고위관리회의(SOM1)'가 2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중국 광저우에서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는 2026년 APEC 의장국인 중국이 주도하는 '중국의 해'를 알리는 첫 공식 행사로, 21개 회원국 고위 관리와 학계, 비즈니스 리더 등 약 1,000여 명의 대표단이 참석해 역내 경제 통합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조율했다.
의장국인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함께 번영하는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구축: 개방, 혁신, 협력(Building an Asia-Pacific Community to Prosper Together: Openness, Innovation, Cooperation)"을 연간 주제로 공식화했다.
회의 마지막 날인 10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개회 연설을 통해 "개방은 아태 지역 번영의 생명선"이라며, 다자무역체제 수호와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중국은 인공지능(AI), 디지털 경제, 공급망 연결성 등 실무적인 협력 분야를 확대해 역내 성장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은 케이시 메이스(Casey Mace) 고위관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전문가 팀을 파견하며 실리 위주의 대응에 나섰다. 미국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SOM1 참여의 핵심 목표가 "아시아 시장을 미국 수출에 개방하고, 규제 완화 및 미국 기업에 친화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으며 또한 불법 어업 및 해양 쓰레기 대응 등 환경 보호 이슈를 통한 역내 주도권 강화와 미국 내 일자리 성장을 뒷받침하는 '상호 호혜적 무역'을 강조하며 중국의 의제 설정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년도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2025년 경주 정상회의의 주요 성과인 '경주 선언', 'AI 이니셔티브', '인구구조 변화 대응 프레임워크' 등이 올해 논의 과정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적극 기여했다.
박종한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중국, 일본, 캐나다, 베트남 등 주요국과 릴레이 양자 면담을 갖고, 아오테아로아 행동계획(APA ) 점검을 비롯한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한국은 올해 APEC의 살림을 책임지는 예산운영위원회(BMC) 의장직을 맡아, 이지윤 국제경제국 심의관 주재로 열린 제1차 BMC 회의를 통해 기구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에두아르도 페드로사 APEC 사무국 사무총장은 "광저우 회의는 역내 성장을 강화하고 경제적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조율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APEC 고위관리회의 (SOM1)에서 논의된 통상, 디지털·AI, 교통 등 10여 개 분야의 장관급 논의 결과는 오는 11월 중국 선전(Shenzhen)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의 핵심 성과물로 연결될 예정이다.
※ 아오테아로아 행동계획(APA): 2040년까지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회복력 있고 평화로운 아태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