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2026년 3월 초,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이란 미나브(Minab) 시 ‘샤자레 타예베(Shajareh Tayyebeh)’ 초등학교 공습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초기 “이란의 자작극” 또는 “프로파간다”라며 선을 그었던 미 국방부의 기류가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른 책임 인정’ 쪽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당시 미군의 본래 표적은 학교에서 약 1.2km(일부 분석에선 600m~1km) 떨어진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세이드 알-슈하다’ 이동식 미사일 기지였다.
그러나 타격 당시 미군이 사용한 ‘타격 데이터베이스(Targeting Database)’가 최신화되지 않은 상태였음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미군의 정밀 유도 미사일 알고리즘이 악천후 상황에서 지형지물을 식별하는 과정 중 오류를 일으켰고, 낡은 데이터 상에서 군사 시설의 연장선으로 오인된 초등학교 건물을 최종 타격 지점으로 설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미군의 소행이라는 점은 국제 언론사들의 교차 검증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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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 증거: 밀리터리닷컴(Military.com)과 가디언(The Guardian)은 현장에서 수거된 미사일 파편 사진을 분석, 이것이 미군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AGM 계열 정밀 유도탄임을 확인했다. 특히 파편에 남은 특정 일련번호는 미 공군의 최근 보급 목록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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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폭로: 로이터(Reuters) 통신은 3월 6일, 펜타곤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군 조사관들이 이미 이번 공습의 주체가 미군임을 확신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하며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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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 인접성: 알자지라(Al Jazeera) 조사팀의 위성 분석 결과, 학교와 군사 기지의 인접성이 타격 오차 범위 내에 있었으며, 이는 미군의 ‘정밀 타격’ 시스템이 특정 조건에서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을 방증한다.
지난 3월 4일 브리핑에서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 국방장관은 이란의 선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불과 이틀 만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비극”이라며 조사 의지를 밝힌 것은, 내부 조사 결과가 은폐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유엔(UN)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50명에서 최대 175명에 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단일 오폭 사건으로는 21세기 들어 가장 치명적인 민간인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란 정부는 이미 이번 사건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비확산’과 ‘인권’을 명분으로 중동 작전을 수행해온 미국으로서는 도덕적 정당성에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게 됐다.
향후 미 국방부가 ‘알고리즘 결함’이라는 기술적 문제로 결론지으며 사태를 수습하려 할 것인지, 아니면 지휘 체계상의 책임을 물어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인지에 전 세계 외교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나브 참사 소식이 워싱턴 정가에 전해지자, 미 의회 내에서는 대통령의 무분별한 군사력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군 미사일이 어린 소녀들을 학살한 것은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의회의 견제를 피하려 한 행정부의 ‘오만한 권력 사용이 낳은 결과다.” — 상원 외교위원회 관계자
“우리는 적을 섬멸할 권한을 주었지, 무고한 아이들의 미래를 지울 권한을 준 적이 없다. 이번 참사는 미군 군사 작전의 교전 규칙(ROE)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크리스 머피(Chris Murphy)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