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브 참사’의 전말… 美 국방부, ‘기술적 오판’이 부른 대참사 인정하나

  • 등록 2026.03.07 15:3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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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0m 거리의 비극: 낡은 데이터베이스와 알고리즘 결함이 타격 지점 바꿔
- [팩트체크] 현장 발견 AGM 미사일 파편, 미군 정밀 유도탄 일련번호와 일치
- 피트 헤그세스 장관 “조사 중” 발언 뒤엔 내부 조사관들의 ‘미군 책임’ 보고 있었다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2026년 3월 초,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이란 미나브(Minab) 시 ‘샤자레 타예베(Shajareh Tayyebeh)’ 초등학교 공습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초기 “이란의 자작극” 또는 “프로파간다”라며 선을 그었던 미 국방부의 기류가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른 책임 인정’ 쪽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당시 미군의 본래 표적은 학교에서 약 1.2km(일부 분석에선 600m~1km) 떨어진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세이드 알-슈하다’ 이동식 미사일 기지였다.

 

 

그러나 타격 당시 미군이 사용한 ‘타격 데이터베이스(Targeting Database)’가 최신화되지 않은 상태였음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미군의 정밀 유도 미사일 알고리즘이 악천후 상황에서 지형지물을 식별하는 과정 중 오류를 일으켰고, 낡은 데이터 상에서 군사 시설의 연장선으로 오인된 초등학교 건물을 최종 타격 지점으로 설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미군의 소행이라는 점은 국제 언론사들의 교차 검증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1. 물적 증거: 밀리터리닷컴(Military.com)과 가디언(The Guardian)은 현장에서 수거된 미사일 파편 사진을 분석, 이것이 미군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AGM 계열 정밀 유도탄임을 확인했다. 특히 파편에 남은 특정 일련번호는 미 공군의 최근 보급 목록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 내부 폭로: 로이터(Reuters) 통신은 3월 6일, 펜타곤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군 조사관들이 이미 이번 공습의 주체가 미군임을 확신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하며 쐐기를 박았다.

  3. 지리적 인접성: 알자지라(Al Jazeera) 조사팀의 위성 분석 결과, 학교와 군사 기지의 인접성이 타격 오차 범위 내에 있었으며, 이는 미군의 ‘정밀 타격’ 시스템이 특정 조건에서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음을 방증한다.

 

지난 3월 4일 브리핑에서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 국방장관은 이란의 선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불과 이틀 만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비극”이라며 조사 의지를 밝힌 것은, 내부 조사 결과가 은폐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유엔(UN)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50명에서 최대 175명에 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단일 오폭 사건으로는 21세기 들어 가장 치명적인 민간인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란 정부는 이미 이번 사건을 국제사법재판소(ICJ)제소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비확산’과 ‘인권’을 명분으로 중동 작전을 수행해온 미국으로서는 도덕적 정당성에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게 됐다.

 

향후 미 국방부가 ‘알고리즘 결함’이라는 기술적 문제로 결론지으며 사태를 수습하려 할 것인지, 아니면 지휘 체계상의 책임을 물어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인지에 전 세계 외교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나브 참사 소식이 워싱턴 정가에 전해지자, 미 의회 내에서는 대통령의 무분별한 군사력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군 미사일이 어린 소녀들을 학살한 것은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의회의 견제를 피하려 한 행정부의 ‘오만한 권력 사용이 낳은 결과다.”상원 외교위원회 관계자  

“우리는 적을 섬멸할 권한을 주었지, 무고한 아이들의 미래를 지울 권한을 준 적이 없다. 이번 참사는 미군 군사 작전의 교전 규칙(ROE)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계기가 될 것이다.”크리스 머피(Chris Murphy)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

 

이길주 기자 aromaes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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