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에너지 기간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5일간 전격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내걸었던 ‘48시간 최후통첩’ 시한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나온 조치로, 중동 전면전의 분수령에서 극적인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전(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지난 이틀간 중동 내 적대 행위의 완전하고 전면적인 해결을 위해 매우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심도 있고 구체적인 대화 분위기를 고려하여, 이란의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간 연기하도록 전쟁부(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공격 유예는 "현재 진행 중인 회담의 성공을 조건으로 한다"는 단서를 달아 이란 측을 압박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무조건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최대 발전소부터 초토화하겠다"고 공언한 지 약 36시간 만에 나온 반전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유예 결정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격인 스티브 윗코프(Steve Witkoff)와 재러드 쿠슈너(Jared Kushner)가 주도한 막후 협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튀르키예가 중재국 역할을 하며 양측의 접점을 모색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 관영 언론은 트럼프의 발표 직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강력한 경고에 굴복했다"는 자막을 내보내며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이란 국방위원회는 미국이 공격할 경우 페르시아만 전역에 기뢰를 설치하고, 미국 기지가 있는 주변국 발전소까지 보복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반면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번 5일간의 유예가 이란의 '명분 있는 퇴로'를 열어주는 동시에, 이란 내 에너지 시설 파괴 시 발생할 글로벌 에너지 대재앙을 피하기 위한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이라고 보고 있다.
전쟁 유예 소식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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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락: 배럴당 115달러를 상회하던 브렌트유는 발표 직후 7% 이상 폭락하며 100달러 선까지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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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반등: 전쟁 공포로 위축됐던 뉴욕 및 유럽 증시는 일제히 반등하며 안도 랠리를 보였다.
이번 유예 기간인 5일은 단순한 시간 벌기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종전 협상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인지가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