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존영 기자 |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 비리가 아니다. 이것은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신호이며, 더 나아가 국가가 감독 기능을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경고다.
국내 1위 상조기업으로 알려진 프리드라이프에서 드러난 의혹들은 충격을 넘어 참담하다.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수억 원대 갈취, 고객 가상계좌의 무단 활용, 개인정보 유출 정황, 실적 조작 의혹까지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도덕적 파산 선언과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대응은 어떠한가. “개인의 일탈”이라는 말로 책임을 축소하려는 시도만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묻는다. 현직 직원이 자금 흐름을 통제하고, 실무진이 구조를 실행하며, 내부 문건이 조직적으로 작성된 정황 앞에서 이것이 과연 개인의 일탈인가.
이쯤 되면 진실은 명확하다. 이것은 개인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협력업체를 ‘사금고’로 만든 산업, 상조산업의 본질은 신뢰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서 드러난 것은 신뢰가 아니라 지배와 착취의 구조였다.
협력업체는 계약 파트너가 아니라 통제 대상이었고, 영업 실적은 기업 성과가 아니라 압박의 도구였다. “내일 10시에 돈 내보내라”는 지시는 단순한 업무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을 이용한 경제적 강요이며, 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행위다.
이러한 구조가 수년간 유지되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일탈이 아니다. 그것이 곧 ‘관행’이었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고객 정보까지 거래된 신뢰의 붕괴는 더 심각한 것은 소비자 신뢰의 붕괴다.
고객의 이름, 연락처, 계약 정보, 가상계좌까지 외부로 넘어갔다는 의혹은 단순한 개인정보 문제를 넘어선다. 이것은 국민이 맡긴 삶의 마지막 준비가 금융 조작의 도구로 전락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상조 가입자 수백만 명, 이 숫자는 이제 ‘고객’이 아니라 잠재적 피해 범위로 읽혀야 한다. 이 사안을 축소하는 순간, 국가는 국민의 신뢰를 방기하는 것이다.
사모펀드와 매각에 이어 드러나는 또 하나의 그림자, 이 사건의 더 깊은 층에는 VIG파트너스 시절 경영 구조와 매각 과정이 자리하고 있다. 매각 직전 작성된 ‘입막음 문건’ 의혹, 유령회사로 의심되는 자금 흐름, 실적 부풀리기 정황, 이것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이는 기업의가치 조작 가능성M&A 시장 신뢰 훼손, 투자 회수 과정의 윤리 붕괴, 그리고 그 결과, 웅진그룹까지 리스크를 떠안았다는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이 사건은 상조업계를 넘어 대한민국 자본시장 질서의 문제로 확장됐다.
정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 모든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은 놀라울 만큼 조용하다.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당국, 수사기관, 모든 기관이 개입해야 할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조사 선언조차 미흡하다.
이것이야말로 더 큰 문제다. 범죄 의혹보다 더 위험한 것은 감독의 부재다. 국정조사,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이 사안은 더 이상 행정 조사 수준으로 다룰 문제가 아니다. 수백만 소비자가 연관된 산업 금융시장과 연결된 구조 조직적 은폐 의혹 구조적 갑질 문제 이 네 가지가 동시에 존재하는 사건은 명백한 국정조사 대상이다.
국회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늦어서는 안 된다. 지금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 구조는 반복된다. 죽음을 다루는 산업이 먼저 죽었다 상조는 인간의 마지막을 돕는 산업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깨끗해야 하고, 누구보다 정직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드러난 현실은 무엇인가. 협력업체는 무너지고, 고객 신뢰는 유출되며, 기업가치는 의심받고,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상조산업의 현주소라면, 문제는 이미 기업을 넘어 국가의 책임 영역이다.
이 사건을 덮으면 산업이 무너진다. 산업이 무너지면 신뢰가 사라진다. 신뢰가 사라지면 국가가 흔들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 하나다. 성역 없는 전면 조사와 그리고 구조 개혁, 그것이 없다면, 대한민국에서 상조는 더 이상 ‘신뢰 산업’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