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김태연 외교부 출입 기자 | 전국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AI)이 가상의 F-16 전투기를 조종해 공중전을 벌이는 이색 경연에서 아주대학교·서울대학교·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합팀 ‘추락도락이다’가 첫 ‘AI 파일럿 탑건’에 올랐다.
한국항공대학교는 지난 17일 교내 전자관 대강당에서 ‘제1회 한국항공대학교 총장배 2026 AI Pilot Top Gun Challenge’ 본선을 개최했다.
대상을 차지한 ‘추락도락이다’ 팀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한국항공대 총장배,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됐다.
전국 290개 팀·873명 도전, 16개 팀 본선 진출
이번 대회는 대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AI 파일럿 에이전트가 동일한 F-16 기체와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1대1 공중전을 펼쳐 알고리즘의 성능과 자율 판단 능력을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국 80여 개 대학에서 290개 팀, 873명이 참가를 신청했다. 8월 말 예선을 거쳐 최종 16개 팀이 본선에 올랐으며 한국항공대와 서울대, KAIST, 공군사관학교 등 19개 대학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4개 팀은 서로 다른 대학의 학생들이 힘을 합친 연합팀으로 구성됐다. 본선 전 경기는 대강당 LED 화면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200초의 AI 공중전…스스로 탐색하고 공격한다.
본선은 오전 조별리그와 오후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경기의 제한시간은 200초. AI가 기총사격으로 상대 전투기를 먼저 격추하면 즉시 승리하며, 제한시간 내 승부가 나지 않으면 남아 있는 체력이 많은 쪽이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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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상대를 피해 시간을 끄는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도록 회피 전략에 페널티도 적용했다. 결국 AI가 전투 상황을 분석해 탐색과 에너지 관리, 기동, 공격 전환 시점을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승패를 좌우했다.
결승 3대0 완승…예선부터 무패
결승에서는 ‘추락도락이다’ 팀과 서울대 학생들로 구성된 ‘불나방’ 팀이 맞붙었다. ‘추락도락이다’는 결승에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승리했다. 특히 3개 세트 모두 제한시간 200초가 끝나기 전에 상대 전투기를 격추했다.
예선부터 본선 결승까지 한 경기도 내주지 않으며 초대 대회의 정상에 올랐다. 팀 대표 이규연 학생은 팀원 모두가 공군에서 복무 중이거나 전역한 소프트웨어 전공 대학생들로 군과 대학에서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대회를 준비했다며, 준비 과정에서 AI 강화학습에 대한 지식을 쌓고 수상까지 하게 돼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 동영상 = 한국항공대학교 제공
서울대 ‘불나방’ 최우수상, 총상금 3천만원
최우수상인 공군참모총장상은 서울대 ‘불나방’ 팀에 돌아갔다. 우수상인 우주항공청장상은 연세대 ‘Fight's On!’ 팀이, 공군교육사령관상은 한국항공대·KAIST·서강대 연합 ‘TrAI Everything’ 팀이 각각 수상했다.
이 밖에도 장려상과 학술상, 전략상 등이 수여됐으며 전체 상금은 3,000만원 규모로 마련됐다. 대상을 받은 ‘추락도락이다’ 팀은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과 김국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과장 등 시상자들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AI·항공·국방이 만났다., 미래 인재 발굴의 장
개회식은 대회 조직위원장인 안준선 AI융합대학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됐다. 기조강연에서는 임상민 겸임교수(방위사업청)가 ‘차세대전투기 기술 개발 동향 및 전망’, 정소영 국방과학연구소 부장이 ‘무인기 자율화 기술 개발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포스터 세션에서는 본선 진출팀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AI 모델의 설계와 학습 방식을 산업계 관계자들에게 직접 소개하며 기술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결승전과 시상식에는 김국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과장, 김기석 우주항공청 서기관, 이정석 공군학생군사학교장, 임성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AI개발실장, 이상민 리얼타임비쥬얼 대표 등이 참석했다.
허희영 총장 “내년에는 규모 더욱 확대”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참가 접수 단계부터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며 정부 부처와 후원 기업, 조직위원회의 협력으로 첫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에는 대회 규모를 더욱 확대해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항공대는 이번 대회를 단순한 학생 경연을 넘어 산·학·연·관·군이 함께 참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향후 경기 방식도 현재의 1대1 근접 공중전에서 2대2 및 다대다 유·무인 복합 편대전술과 시계외 교전(BVR)으로 확대하고, 전자기전(EW)과 센서·통신의 한계 등 실제 작전환경의 불확실성도 시뮬레이션에 단계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업계에는 AI·항공 분야 융합 인재를 발굴하는 채용 허브를 제공하고, 연구기관과 군에는 민간에서 개발된 자율 알고리즘을 검증할 수 있는 국방 소프트웨어 테스트베드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번 대회는 한국항공대학교가 주최하고 SW중심대학사업단이 주관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우주항공청·대한민국 공군이 후원했다.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현대로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리얼타임비쥬얼도 후원사로 참여했다.
첫 대회에서 전국 290개 팀이 경쟁한 ‘AI Pilot Top Gun Challenge’는 AI와 항공·국방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대학생들의 알고리즘 경쟁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한국항공대는 대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미래 항공·국방 AI 인재와 기술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