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분석] 외신이 본 K-방산의 나토(NATO) 진입... “ 유럽 안보의 구원투수인가 ”

- 외신이 주목한 한국의 강점: ‘속도(Speed)’와 ‘규모(Scale)’
- 외신 “한국의 압도적 제조 역량, 유럽 재무장의 구원투수”
- '보이지 않는 벽' 허무는 우회 전략 평가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폴란드 등 개별 국가로의 수출을 넘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진의 두터운 진입 장벽을 완전히 허물기 위한 대대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조달기본협정' 협상 개시를 선언하며 연간 15조 원 규모의 글로벌 방산 빅리그 진입을 가속화하자, 해외 주요 외신들과 국방 전문 매체들이 이를 집중 조명하고 나섰다. 외신들은 한국 방산의 압도적인 생산 능력이 유럽 재무장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지정학적 파장과 제도적 과제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외신이 주목한 한국의 강점: ‘속도(Speed)’와 ‘규모(Scale)’

유럽 국방 전문 매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극심한 원자재 적체와 납기 지연에 허덕이는 유럽 방산의 현주소를 꼬집으며 한국을 대안으로 지목했다.

 

유럽의 국방 매체인 디펜스 매터스(Defense Matters)는 "서유럽 주요 방산 기업들이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생산 병목 현상을 겪는 사이, 한국은 뛰어난 제조 속도와 탄탄한 대량 생산 인프라를 무기로 유럽 안보의 공백을 메울 가장 매력적인 파트너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진입이 단순한 무기 구매를 넘어 나토 전체의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이지 않는 벽' 허무는 우회 전략 평가

주요 아시아 및 외교 전문지들은 한국 정부의 이번 '조달기본협정' 추진을 고도의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했다.

 

국제 관계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 방산이 글로벌 대형 국방 수주전(캐나다 잠수함 사업 등)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도 고배를 마셨던 원인으로 '나토 회원국 간의 견고한 카르텔과 보이지 않는 제도적 장벽'을 꼽아왔다. 외신들은 한국이 나토 조달청(NSPO) 중심의 공동 조달 시장에 참여할 법적 자격을 갖추게 된다면, 기존의 '전략적 블록화' 장벽을 제도적으로 허물고 장기적인 수출 영토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이 짚은 딜레마와 과제: 현지화 요구와 표준화

다만 외신들은 한국 방산이 나토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넘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도 냉정하게 짚어냈다.

 

무엇보다 유럽 각국이 요구하는 '현지화(Localization)'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군사 매체들은 유럽 국가들이 단순한 무기 직수입을 넘어, 자국 내 고용 창출과 핵심 기술 이전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과거 폴란드 수출 선례에서도 확인되었듯, 향후 나토 조달청 계약 역시 유럽 현지 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이나 현지 생산 라인 구축을 얼마나 유연하게 조율하느냐가 수주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나토의 엄격한 '기술 규격 표준화' 장벽도 핵심 과제로 제기됐다. 한국 무기 체계가 유럽 전장에서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나토의 지휘 통제(C4I) 자산 및 전술 데이터링크 체계와 완벽하게 맞물리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입증해야 한다. 이번 정상회의 방산포럼에서 정부가 "국가별 표준 통일"을 직접 언급하며 연대를 강조한 것 역시, 이러한 외신과 시장의 우려를 선제적으로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외신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글로벌 방산 시장은 이제 한국의 진입으로 인해 거대한 지각변동을 맞이하고 있다. K-방산이 가진 '빠른 납기'와 '가성비'라는 강력한 무기가 나토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도적 울타리' 안으로 안착할 경우, 유럽 방산 시장의 독점 구조가 깨지고 새로운 무한 경쟁 체제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