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채종환 기자 | 파산 기로에 섰던 홈플러스가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조달하며 극적으로 회생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누적된 부채와 악화된 영업망을 고려할 때, 완전한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극적인 자금 조달 합의와 회생 절차 재개
16일 유통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전날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 원 지원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메리츠 측이 2000억 원을 대출하고, 김병주 MBK 회장이 이를 전액 보증하는 구조로 이루어졌다.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 등 3개사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해당 대출 안건을 최종 심의 및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자금 조달 방안 부재를 이유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으나, 오는 20일까지 2000억 원의 조달 계획을 제출하면 즉시항고를 통해 결정을 취소할 수 있는 유예 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이번 자금 확보로 홈플러스는 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하고 회생 절차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참혹한 현황
당장의 파산은 면했지만, 홈플러스의 현재 상황은 매우 처참하다. 자금 고갈로 인해 홈플러스는 남은 재고를 반값에 처분한 뒤 지난 13일부터 본사 및 대형마트 매장의 영업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2만여 명에 달하던 본사 직원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고, 시설 관리 등을 담당하던 외주 업체와의 계약도 모두 종료되었다.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점포 수 역시 회생 개시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며 사실상 기업의 뼈대만 남은 상황이다.
2000억은 '마중물'… 향후 전망과 M&A 과제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2000억 원 투입이 홈플러스를 살리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당장 문을 닫지 않고 버티기 위한 '생명 연장용 마중물'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홈플러스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다. 지난 5월 말 기준, 회생절차에서 우선적으로 변제해야 하는 '공익채권'은 무려 1조 1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미지급 납품대금 등 상거래채권이 794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제세공과금(820억 원)과 미지급 급여(625억 원) 등 해결해야 할 빚이 산적해 있다.
결국 홈플러스의 운명은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여부에 달려있다. 홈플러스 측은 40개의 자가 매장 감정평가액이 2조 원을 상회하는 만큼, 새 인수자가 메리츠로부터 빌린 1조 3000억 원 규모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이라면 대규모 현금 지출 없이도 M&A가 가능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황 침체와 막대한 채무 부담 속에서 홈플러스의 청사진대로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