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5차 중동전쟁이 가시화 할때 정부의 대비책은 충분히 있는가?

주요 에너지 가격 급등세속 5차 중동전쟁이 가시화 할때 정부의 대비책은 충분히 있는가?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세훈 논설위원 |한국, 중국, 일본 3국 정상회의가 4년 5개월 만에 의장국인 한국에서 다음 달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애초 기대했던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이 아닌 중국 국무원 리창 총리가 관례상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도 이번 정상회의를 기회로 한중 정상 간의 만남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과거, 정치적으로 냉각된 국제외교 무대에서 이를 풀어가는 건 스포츠 등 다양한 외교전략이 동원됐다. 미국이 중국과 외교관계를 복원할 때 탁구선수 초청으로 실마리를 푼 소위 핑퐁외교도 있었고, 우리도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러시아와 중국 등 소위 공산권과 북방외교의 실마리를 찾기도 하였다. 이를 계기로 1992년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과 우리나라는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개혁 개방의 물꼬를 텄다. 군사적 긴장 완화는 물론 대 공산권 수출과 투자로 한국 경제는 지난 32년간 비약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북방외교는 우리 기업들이 세계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윤 정부 들어 서서는 한미일 동맹외교에 치중한 나머지 중국, 러시아와는 정상적인 외교관계가 유지되고 있지 못하다. 한쪽으로 치우친 외교는 전방위적으로 우리의 경제관계 역시 파탄을 겪게 한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지난 5년, 그 불똥은 한국과 중국간의 외교적 냉각기로 이어졌고, 경제적으로도 대중국 수출이 만년 흑자국에서 이제는 적자국으로 돌아섰다. 공산권과 북방외교를 구상했던 노태우 정부 시절처럼 작금의 외교정책 역시, 자주적이고,  지역내 평화공존과 균형외교의 틀안에서 국제질서를 강화하는 신 외교질서가 더욱 절실해 보인다. 지금은 이념을 넘어선 기술패권의 시대라는 점에서 우리정부는 고민해야 한다. 지역의 평화가 유지되도록 힘쓰지 않으면서 멀리 있는 동맹국에 의존하는 병약한 외교정책은 스스로 고립을 낳고, 전쟁의 위기를 갖고 오게 된다. 

 

한국과 경쟁을 하는 모든 주요국들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공급망 확보에 대놓고 투자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그 공급망의 주도권 확보경쟁은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첨단기술 통제에 의하여 대중 수출 및 유출금지로 한국은 대중 수출이 적자로 돌아선 반면 미국 쪽 수출은 중국 다음으로 급속도로 늘어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23년 대중국 수출은 1248억 달러로 전체 수출 비중이 19.74%를 시현하여 19년 만에 20% 밑으로 내려갔고, 대 미국시장은 1157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8.30%를 시현하여 지난 20년 이래 최고수준으로 반전되었다. 대중 교역에서 우리는 적자국으로 돌아서게 되었으며, 이와 함께 중국의 기술투자는 우리를 압도할 수준으로 크게 부상했다는 점도 곱씹어야 할 상황이다.

 

우리도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를 미중 간 기술패권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는 북방외교를 풀어가는 실마리로 삼아야 한다.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중국 측이 애초 약속했던 시진핑 주석의 방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미국과의 동맹강화라는 우리의 입장을 이해시키면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푸는데 정상 간 회담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을 보면 우리처럼 미국과의 동맹강화를 외치지만, 실속외교와 지역 평화공존을 위해 북한과 중국에 관계개선을 표시하는 이중성과 간교함을 보이고 있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1948년 첫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에 다시 5차 전쟁으로 확전 될 조짐이다. 지난 13일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리아에 있는 이란의 영사관 및 주둔 장병들의 피해를 본 이란이 보복조치로 이스라엘 본토공격을 단행하였다. 5중 방공망과 미국의 도움으로 이스라엘에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이 다시금 보복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중동 산유국인 아랍국가 연합이 1948년부터 이스라엘에 빼앗긴 땅과 수에즈 운하 점유권을 둘러싸고 이스라엘을 틈만 나면 공격했지만, 번번이 무위로 끝났고, 오히려 이스라엘의 영토확장 욕망에 명분을 줬을 뿐이었다. 하지만, 전쟁 당사국인 아랍과 이스라엘 외 한국과 원유를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국가들은 원유 에너지 파동으로 경제위기를 몰고 왔다. 산유국인 아랍국들이 이스라엘 편에 드는 국가들에 원유 판매와 생산을 제한하는 전략 때문이었다. 

 

역대 중동전쟁의 본질은 이해관계였다. 

 

이러한 이해관계는 중동국가들이 보유한 자원을 대상으로 한 규제로 세계경제질서는 급속히 와해되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분리독립을 하게한 후, 이 지역을 매개로 한 영국, 프랑스, 미국으로 손 바뀜이 이루어지면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대리전을 펼친 정황들로 가득하다. 1차에서 3차까진 영국과 프랑스가 앞장섰고, 4차 전쟁 이후 미국이 중동전쟁을 이스라엘과 공조하는 분위기다. 이번 5차 전쟁도 이스라엘과 미국이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이곳에 정의는 없다. 각국의 이해관계만 남아 있을 뿐이다.

 

전쟁 발발의 원인을 보자면, 지난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정밀 포격을 통해 주둔 중인 이란 장군을 포함한 7명을 폭사시킨 데에 기인한다. 이에, 이란이 보복을 천명하고, 보복 차원에서 지난 13일 이스라엘 전역을 상대로 자폭 DRONE과 탄도 미사일 등 300여 기를 동원해 반격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를 통해 반격을 만류했다고 전해지나, 이스라엘은 크게 괘념치 않는 것 같다.

 

원유와 반도체 주도권을 모두 잡으려는 미국의 고도의 통치정책 사이에 갇힌 우리의 경우, 달갑지 않은 선택만 남았다. 우리는 반도체 생산 주도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미국 눈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차에 다시 원유 위기가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를 순방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 때문에 이란 한국대사가 초치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란이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질수가 없는 상황 때문에 5차 중동전쟁이 더욱 공포스러운 대목이다.

 

현재, 중동의 전운이 세계경제를 쥐락펴락 하는 사이,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전운(戰雲)이 감돈다. 유가는 배럴당 70달러에서 90달러로 폭등하고 있고, 각종 주요원자재인 구리, 알루미늄, 철광석, 니켈, 아연, 주석등의 상승폭이 두렵다. 우리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기준으로 하는 환율은 1달러당 1383원까지 치솟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절 수준으로 치닫고 있고, 외화수급을 위해 조성한 외국환평형기금 20조원을 반납했다는 뉴스는 더욱 시장에 불안감을 주고 있다. 달러가 폭등하니 수입 의존하는 코코아, 설탕, 올리브유 등 식품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수입 가격 폭등은 고스란히 가계 장바구니 비용 상승과 외식비 인상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중동전쟁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라는 화약고에 폭탄을 투하하는 격이라, 우리 경제에는 바로 직격탄으로 다가오고, 우리의 물가는 화약고가 되어 더욱 크게 폭발해 버린다. 22대 총선 전, 파 한단에 875원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민심은 폭발하여 300석 국회의원 의석 중 192석을 야당에 몰표로 몰아준 선거가 바로 며칠 전이었다.

 

갈수록 악화일로에 빠진 현재, 국내외 난국을 타개할 비책은 있는가? 뭐하나 기대할 수 없는 집권여당과 대통령실을 바라보니, 숨이 확 막힌다. 지난 총선에서 어느 당이 “3년은 너무 길다”라는 선거용 캐치프레이즈가 우리국민들의 마음속에 불안과 함께 해결책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참담한 패배를 했으면 패배를 인정하는 마음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측근들을 통한 돌려 막기 식의 인사가 아니라, 야당대표와도 협의 하면서 좀 더 나은 국정의 방향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불통, 무지, 무능이 자신의 본 모습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나를 중심으로 둔 인사보다는 국민을 중심에 둔 공정하고도 능력있는 인사가 진행되어야 하며, 더 이상 미룰 것이 없다. 가까이 있는 검찰 출신 인재를 멀리하고, 외교와 경제, 행정에 능한 전문가와 더욱 신선한 인재를 널리 등원하여 야당과의 관계도 풀어나가야 한다. 5차 중동전쟁의 위기 역시 국민들에게 각자도생 하라고 한다면 결코 대통령은 우리의 대통령이 아닌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