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한켠, 가을빛 낙엽 사이로 강렬한 붉은 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순한 형태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이 조형물은 인도네시아 조각가 아르소노(Arsono)의 작품 「원(Circle)」이다. 철로 이루어진 이 거대한 원은 자연과 인간, 시간과 존재를 하나로 잇는 상징적 언어로 서 있다. 1940년 2월 7일,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에서 태어난 아르소노는 미술아카데미에서 조각을 전공하며 예술적 기반을 다졌다. 이후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아시아 각국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그는 공공미술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도시 공간 속에서 인간의 사유를 확장시키는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현재는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 「원」은 높이 200cm, 폭 60cm, 길이 200cm 규모의 철 구조물이다. 붉은 색채로 강조된 이 원형 조형은 내부에 기하학적 구조를 품고 있어,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외형은 완전한 원이지만, 내부는 비어 있고 동시에 채워져 있다. 이 대비는 ‘존재와 공(空)’이라는 동양적 사유를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한지 위에 떠오른 거대한 달은 더 이상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이 모여 형상이 된 ‘하나의 기도’다. 류재춘 교수의 「한국의 달」은 단순한 미술 작품을 넘어선다. 먹과 색이 겹겹이 스며든 그 둥근 빛 속에는 한 사람의 감정이 아니라, 이 땅을 살아온 수많은 이들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 달은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이 작품 속 달은 특별하다. 그것은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비추고, 감싸고, 품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검은 산맥 위에 걸린 황금빛 달. 어둠과 빛이 맞닿은 그 경계에서 우리는 깨닫는다. 삶은 고통과 희망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단 하나, 사랑이다. 이 달은 차갑지 않다. 따뜻하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 상처 입은 이를 보듬고 싶은 마음,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작은 용기까지, 그 모든 것이 모여 이 거대한 ‘한국의 달’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말한다. 한국의 달은 단지 한국의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달이다. 국경을 넘어, 언어를 넘어, 인종과 종교를 넘어 누구나 같은 달을 바라보고, 같은 빛 아래에서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조각은 본래 무거운 것이다. 돌과 철, 물질의 무게로 존재를 증명하는 예술이다. 그러나 여기, 그 무게를 ‘색’으로 가볍게 들어 올린 한 작가가 있다. 포르투갈 출신 조각가 디마스 마세도(Dimas Macedo). 그의 작품 ‘우화적인 기둥(Allegorical Column)’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색채로 쌓아 올린 하나의 시詩다. 회화에서 조각으로, 선에서 구조로 1928년 포르투갈에서 태어난 디마스 마세도는 리스본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하며 화가 안토니오 리노의 지도를 받았다. 그의 예술은 처음부터 ‘색’에서 시작되었다. 1956년 파리로 건너간 그는 회화와 부조 작업을 이어가며 유럽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했다. 그리고 1972년, 그는 하나의 결단을 내린다. 평면을 떠나 입체로 들어가는 선택. 그 이후 그의 작업은 ‘그리는 조각’이 아니라 ‘색으로 쌓는 조각’으로 변화한다. 세라믹, 전통 위에 세운 현대성 마세도의 작업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그가 선택한 재료, 바로 세라믹이다. 세라믹은 포르투갈 전통의 깊은 뿌리를 가진 매체다. 그는 이 전통을 단순히 계승하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