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존영 기자 |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5월 5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주요 사찰에서 봉축법요식이 일제히 봉행됐다. 조계사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지도자와 정·관계 인사, 불자 등 1만여 명이 모여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을 찬탄하고 자비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조계사에서는 도량결계, 육법공양, 관불의식, 마정수기 등 전통의식과 함께,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평화와 자비 실천을 다짐하는 발원문이 낭독되었다. 법요식은 명고·명종, 반야심경 봉독, 봉축사, 헌등·헌화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부처님의 탄생은 단지 한 생명의 출현이 아닌, 모든 존재가 지닌 존엄성과 자각의 가능성을 선언한 사건”이라며 “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곧 세상을 밝히는 첫걸음”임을 강조했다. 이어 “삼독심(탐·진·치)을 비우고 자비와 복덕의 보살심으로 맑은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설파했다.

진우스님은 어린이날을 맞아 “오늘의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분열과 불안이 아닌 자비와 평화로 가득하길 기도한다”며 정치권에도 “맑은 정치, 따뜻한 행정”을 당부했다.

성파 종정예하의 법어를 대독한 원로회의 의장 자광대종사는 “걸음마다 연꽃이 피어나듯 부처님 안목으로 세상을 보면 무진법문이 열린다”고 전하며, 대립과 갈등을 내려놓고 본래 구족한 불성을 자각할 것을 당부했다.

법요식에는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우원식 국회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관계 인사뿐 아니라 각계 시민 대표, 사회적 약자, 종교 간 인사, 외교사절단 등 다양한 인연들이 동참했다. 대선을 앞두고는 김문수·이재명·한덕수·권영국·김재연 후보도 참석해 헌화하며 봉축의 뜻을 함께했다.

올해 불자대상은 배우 겸 가수 이승기, 정병국 부원장, 양궁선수 임시현, 김윤봉 사무장에게 수여되어 불교계와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렸다.

조계사 주지 원명스님의 축원과 사홍서원을 끝으로 봉축법요식은 원만히 회향되었으며, 전국 사찰에서도 부처님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고 불국토를 염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이번 봉축법요식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단지 교리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고 국민 화합과 치유로 이어지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내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