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치와 종교를 관통하는 “낭중지추囊中之錐 경고”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준석 대기자 | 정치와 종교는 오랫동안 서로 다른 영역인 듯 말해져 왔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에서 두 영역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말은 넘치고, 책임은 사라졌으며, 권위는 남았으나 신뢰는 무너졌다. 정치는 국민을 말하지만 국민 앞에 서지 않고, 종교는 신과 양심을 말하지만 스스로의 행위 앞에서 침묵한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마주한 공공 윤리의 민낯이다. 옛말에 낭중지추囊中之錐라 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끝내 밖으로 튀어나온다. 이 말은 지금의 정치와 종교를 향한 가장 정확한 경고다. 정치는 여론과 언어로 자신을 포장할 수 있다고 믿고, 종교는 신성이라는 이름으로 비판의 영역 밖에 설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시간은 그 어떤 포장도, 그 어떤 신성의 외피도 용서하지 않는다. 정치의 문제는 정책의 실패보다 정직의 실종에 있다. 틀렸다는 말은 사라지고, 설명과 해명만 남았다. 책임은 분산되고, 결정자는 흐릿해졌다. 국민은 선택의 주체였지만 결과 앞에서는 늘 방관자로 밀려난다. 종교 역시 자유롭지 않다. 자비와 사랑을 말하면서 권력 앞에서는 침묵하고, 윤리를 설파하면서 내부의 부패와 위선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