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차기 헌정회장은 장경우, 정대철 중 누가될까? "2 파전으로 기울다."

헌정회장은 매년 제헌절 행사 기념사도 맡는 막중한 자리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세훈 기자 | 2파전(장경우-정대철)으로 귀착되고 있는 헌정회장 선거, 누가 최종 승자가 될까?

 

23년 3월 17일 갤럽여론조사 결과, 윤대통령의 지지율은 33%,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34%를 기록했다는 여론결과가 나왔다.

 

더구나 이번 한일정상회담이 조공회담, 숭일회담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국민들의 호응과 반응이 어떻게 반응할지 자못 관심사가 되었다.

 

이 위중한 시기에 여의도 한쪽에선 여야 정치 원로가 한데 뛰어든 또 다른 선거전이 3월 21일 개최되는 선거일을 앞두고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4명이며, 선수(選數)를 합하면 도합 16선인데, 바로 이 선거는 전직 국회의원들이 모인 법정단체 대한민국헌정회(이하 헌정회) 차기 회장 선거다.

 

동우회로 창립된 뒤, 1991년 제정된 “대한민국헌정회육성법”에 따라 법정 단체가 된 국회법인이다. 따라서 한 번이라도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은 모두 회원이 되고, 전직 국회의장은 물론,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모든 전직 대통령까지 회원으로 둔 단체라는 점에서 헌정회장은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헌정회 임원들을 초청했었고,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선된 김기현 대표 역시 지난 1월 31일 헌정회 자유헌정포럼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헌정회장은 매년 제헌절 행사 기념사도 맡는 막중한 자리다.

 

후보등록 이전부터 후보자 면면은 이미 세간에 알려졌다. 현직 헌정회장인 5선 김일윤 (12, 13, 15, 16, 18대) 후보와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지낸 동교동계 5선 정대철(9, 10, 13, 14, 16대) 후보, 그리고 3선의 장경우(11, 13, 14대)후보와 김동주(12, 13, 15대) 후보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져 경합을 벌이고 있다.

 

매일 회원들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 자신을 돋보이는 우편물 등을 통하여 호소하고, 지지를 당부하는 건 다른 선거나 전당대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장경우 후보는 “유권자들과 하루 50-60통가량의 전화를 하는데, 그중 10% 남짓을 제외하면 모두 자신에게 지지를 보내준다”고 전했다.

 

정대철 후보는 이미 모든 헌정회원과 통화를 마쳤고, 정치권 원로의 응원 메시지를 담은 홍보 영상까지 배포했다. 김일윤 후보는 연임의 안정성을 무기로 설득 중이고, 김동주 후보는 자신의 민주화 경력과 후보자간 단일화 전략을 통한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다만, 출마시기가 다르고, 워낙 선거전에 달인인 전직 국회위원을 상대로 치르는 선거인만큼, 결코 자신들의 내심을 들어내지 않는 전직 의원들로 인해 출마자 자신들이 주장하는 지지율과 선거결과는 크게 다를 수 있으리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대부분 언론 매체는 보수와 진보의 세력간 경합으로 헌정회장 선거전을 기사화하고 있으나, 사실 헌정회장 출마자 모두의 공약에서 보듯이 이들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국가 원로들의 통합단체를 목표”로 하고 있어, 보수와 진보의 대립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된 진단이라 할 수 있다.

 

김일윤, 장경우, 김동주 후보는 현 여권출신의 의원들로 모두 조직세를 자신하고 있다. 김일윤 후보가 현직 헌정회장의 메리트를 누리고는 있으나 연임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의원들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김동주 후보는 부산ㆍ울산ㆍ경남(PK)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최근 김일윤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김일윤 후보의 약속불이행에 대한 회견으로 이 두 출마자의 불확실성은 점점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장경우 후보는 경기 및 수도권 출신의원으로 대우그룹에서 임원으로 근무한 경험과 동서증권 대표를 지낸 경제통이며, 올림픽축구대표단단장과 현재 한국캠핑카라바닝연맹의 총재로 28년간 연맹을 이끌면서 2024년, “제94회 세계캠핑카라바닝대회”를 한국 유치한 명실 상부한 스포츠맨이다.

 

장경우 후보는 경기고와 고려대 등 뚜렷한 학연과 경기도 시흥 출신으로 가장 표가 많은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여야 모두의 중도적 성향을 지닌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현장투표 방식의 헌정회장 선거 특성상 후보자 연설 전 예측은 무의미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 9단’끼리의 경쟁 답게 특정 후보들은 단일화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출마한 헌정회장후보들의 공약은 거의 유사하다. 이들은 모두 통합과 국가원로자문회의를 표방한다.

 

현직 헌정회장인 김일윤 후보는 연임의 안정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김일윤 후보 측은 “국회의원 연금법 제정, 헌정회관 신축 등 지난 2년 추진했던 사업을 꾸준하게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경우 후보는 21대 헌정회 부회장을 지냈던 경험을 살려 회원 맞춤형 공약을 들고 나왔다.

 

그는 “헌정회는 국가원로 자문회의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현직으로의 재기를 노리는 회원과 경제적 곤궁에 처한 회원 모두를 도울 수 있는 단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후보 자신이 대기업에서 경험한 경영경험을 토대로 “기업과 법조계, 스포츠계를 동원한 다양한 사업화로 회원에게 도움되는 헌정회를 만들 것” 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통령과 국회와의 소통의 장을 열어 상호 성숙된 의견을 제시하고, 정책에 반영하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헌정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정대철 후보는 헌정회의 체급을 키우겠단 공약을 들고 나왔다.

 

정 후보 측은 “헌정회가 완전히 환골탈태해 사실상의 국가원로회의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정치 원로들이 대통령과 여야 모두에게 충고해 지금의 극한 대립 정치를 상생의 정치로 바꿔 놓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헌정회장으로 연임을 위해 출마한 김일윤 의원은 학교 교비를 횡령해 자신과 가족들의 이름으로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 투기를 벌였고, 사립학교법과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정대철 후보 역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KH그룹 배상윤 회장이 경영하는 회사의 사외이사로 6년간 재직하였고, 그의 아들 역시 사외이사로 4년간 재직하고 있음을 볼 때, 충분한 시비거리가 될 모양새도 있다.

 

배상윤 회장은 1980년대 전남 영광일대의 군소조직인 “난초파”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 진다.

 

1991년 10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조폭 간 칼부림 사건에 배상윤 회장이 개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때 낮, 도끼, 생선회 칼등을 동원해 난투극을 벌였고, 1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친 사건이후 검찰의 공소장에 보면 유명세를 떨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후 배상윤은 주가조작과 인수합병을 통한 돈벌이에 나선 조폭 출신의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정대철 후보는 KH그룹 배상윤 회장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볼 때, 충분한 시비거리가 될 모양새도 갖추고 있다.

 

국가원로인 전직 국회의원이 주축을 이루는 헌정회가 이제는 보다 더 투명하고, 보다 더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단체로 발전하기를 기원하며, 선거권을 보유한 전직 국회의원들의 올바른 판단을 구해본다.

 

시비거리가 없어야 통합도 가능하며, 국가 원로로서 위상도 확보할 수 있다.

 

요즘같이 정치인 모두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지탄의 대상이 되는 이 시기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결국, 전직 국회회원의 자정기능이 존재한다면 현재 선거판세는 2파전으로 이미 기울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