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현장분석] 미·이스라엘 ‘선제 타격’, 평화위원회(BoP)의 ‘집행 칼날’이었나

- UN 안보리의 실종, 그 빈자리를 채운 BoP의 ‘군사적 집행력’
- ‘집행의 시대’ 도래와 대한민국 외교가 마주한 거대한 숙제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길주 외교부 출입 기자 | 2026년 2월 28일, 테헤란의 하늘을 가른 것은 미·이스라엘의 미사일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2차 대전 이후 세계 질서를 지탱해 온 ‘유엔(UN) 중심의 다자주의 외교’가 종말을 고하고,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BoP)라는 새로운 국제 집행 권력이 부상했음을 알리고 있다.

 

제네바 협상 결렬 직후 단행된 이번 선제 타격과 이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복잡한 셈법을 심층 분석한다.

 

이스라엘은 2026년 1월 BoP 출범 당시부터 사우디아라비아, UAE와 함께 핵심 운영 위원국(Executive Member)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스라엘은 BoP 내에서 중동 지역 안보 정보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가자지구 재건 및 안정화 실무를 주도하는 ‘안보 엔진’으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작전명 ‘사자의 포효(Lion’s Roar)’는  BoP 시스템을 통해서 사전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란 공습에서 이스라엘은 BoP 회원국만이 누릴 수 있는 두 가지 핵심 자산을 적극 활용했다.

  • 정보 공유망: BoP의 통합 지휘 통제 시스템을 통해 미군의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과 이스라엘의 ‘사자의 포효’ 작전이 실시간으로 조율되었다.

  • 집행 명분: 이스라엘은 이란의 위협을 BoP 이사회 공식 안건으로 상정, 이를 ‘지역 안정 저해 요소’로 규정함으로써 단독 행동이 아닌 '위원회의 공동 결정에 따른 집행’이라는 명분을 확보했다.

 

“이스라엘은 BoP를 통해 자국의 안보 목표를 국제적 합의로 치환했다. 이는 단순한 참여를 넘어 BoP라는 거대한 기구의 실질적 집행력을 가동하는 핵심 엔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1. 외신이 주목한 BoP: "안보리의 무덤 위에 세워진 칼날"

주요 외신들은 이번 공습의 배후에 있는 BoP의 행보를 ‘외교의 군사화’라는 키워드로 집중 보도하고 있다.

  • 집행력의 전이 (Reuters): 로이터는 "UN 안보리가 결의안 초안을 다듬는 동안, BoP는 공격 좌표를 확정했다"며, BoP가 이제 국제 분쟁의 실질적인 ‘군사적 승인 기구’로 안착했음을 보도했다.

  • 예방적 타격의 제도화 (NYT): 뉴욕타임스는 "BoP가 공유한 정보 플랫폼이 선제 타격의 법적 면죄부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임박한 위협'에 대한 정의를 BoP가 독점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 외교의 무기화 (Foreign Policy): 포린 폴리시는 제네바 협상의 실패를 "군사 행동으로 가기 위한 의도적 통과 의례"로 분석하며, BoP 체제 아래서는 협상이 곧 '최후통첩'과 동의어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2. 중동의 반응: "침묵과 분노 사이"의 극명한 온도 차

선제 타격 이후 중동 국가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이란은 이번 공습을 '주권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사데크의 약속 4' 작전을 가동했다.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 등 대리 세력을 총동원해 이스라엘과 인근 미군 기지를 타격하며 전면적인 보복전에 돌입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며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인질로 잡는 극단적 전술을 구사 중이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BoP 회원국들은 공식적으로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이란의 군사력 약화를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 사우디: 공습 전 BoP를 통해 이란의 미사일 이동 정보를 공유했다는 의혹이 짙으며, 이를 통해 지역 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다.

  • 요르단: 이란발 보복 미사일을 요격하며 BoP 체제의 실질적인 방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카타르와 튀르키예는 "외교적 해법이 사라진 자리에 폭력만 남았다"며 BoP 주도의 일방주의비판하고 있다. 특히 자국 내 미군 기지가 이란의 표적이 된 카타르는 중재국으로서의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제 사회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BoP의 제안을 거부한 외교는 즉각적인 물리적 대가로 이어진다"트럼프식 신독트린의 확인이다.

 

이제 관건은 이란의 보복이 어느 수위까지 치솟을 것인가, 그리고 BoP가 이란 내부의 체제 동요를 유도해 실제 '레짐 체인지'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만약 이란의 반격이 통제 범위를 벗어날 경우, BoP는 평화 기구가 아닌 '제3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중동 분쟁이 아니다. 국제법의 시대가 저물고 '집행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우리 정부 역시 BoP 체제에 대한 공식 입장 정립과 함께, 중동발 에너지 위기 및 안보 지형 변화에 따른 기민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