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동발 악재에 '삼천피' 하루 만에 반납…금융당국, 긴급 점검회의 열고 시장 모니터링 강화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며 중동 정세가 급속히 불안정해진 가운데, 국내 증시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3년 6개월 만에 회복했던 코스피 3000선은 단 하루 만에 무너졌고, 금융당국은 23일 긴급 점검회의를 소집해 시장 불안 대응에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증시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중동 사태의 전개 양상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급변할 수 있다"며 "작은 조짐에도 경각심을 갖고 철저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코스피는 지난 20일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3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미국의 군사 개입 선언과 이란의 반격 조짐에 따라 23일 오전 한때 2970선까지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다.

 

유관기관들은 회의에서 "최근 국내 증시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 속에 견조한 상승세와 양호한 수급 구조를 보여왔다"고 진단했다. 6월 기준 G20 국가 중 한국의 주가지수 상승률은 12%로 1위를 기록했으며, 튀르키예(2.04%)와 캐나다(1.23%)가 뒤를 이었다. 전체 평균은 오히려 -0.6%로, 한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중동발 외부 변수는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시세 조종이나 시장 교란과 같은 불공정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불공정 행위 적발 시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새 정부의 정책과제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요 과제로는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불공정행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및 토큰증권(STO) 제도화 등이 제시됐다.

 

김 위원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도약은 시장 안정이 출발점이자 기본"이라며 "향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비해 전방위적인 대응체계를 유지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