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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총사 칼럼]기도는 곧 평화이며, 화합이며, 누군가를 위한 마음의 자세다.

– 지금, 정치권부터 그 자세를 회복하라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담화총사 칼럼] 우리는 날마다 격한 말과 분열의 풍경 속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정치는 책임보다 비난에 무게를 두고, 지도자라는 이름을 지닌 이들은 국민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전략’만 이야기합니다.

 

이 와중에 말합니다. “기도가 필요한 시대”라고. 하지만 진정한 기도는 하늘을 향한 독백이 아니라, 이웃을 위한 마음의 자세이며,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내 생각과 행동을 되돌아보는 실천의 출발점이어야 합니다.

 

 

기도는 연약한 자를 위한 ‘용기’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먹지 못해 쓰러지고, 병원비가 없어 생명을 포기하며, 차별과 편견 속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기도는 그들을 만들어낸 구조를 방치한 우리의 책임을 외면한 채 입술로만 외치는 소음이 된 것은 아닐까요? 기도는 정치의 본질이어야 합니다. 정치는 공동체 전체를 위한 공공의 책임입니다.

 

그렇다면 정치인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기도하는 마음’이어야 합니다. 기도는 나를 낮추고, 다른 이의 고통을 내 일처럼 느끼는 감수성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권은 어떤가요? 서로 다투고 헐뜯으며, 자신의 말만 옳다고 외치기 바쁩니다.

 

국민을 위한 침묵의 기도보다, 정적을 겨냥한 말폭탄이 더 많이 쏟아집니다. 기도 없는 정치는 결국 국민 없는 정치가 됩니다. 기도는 타인을 위한 결단입니다. 기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도피’가 아닙니다. 기도는 가장 먼저 상대의 고통을 끌어안는 결단입니다.

 

한 노숙자를 지나치며, 한 청년의 절망을 외면했던 그날 밤, 우리는 묻습니다. “내가 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라도 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기도는 그 물음에 책임을 지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쉽게 미워하지 않습니다. 쉽게 단정하지 않고,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기도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정치권에 필요한 것은 ‘기도하는 리더십’입니다.

 

기도는 성직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진짜 기도는 삶으로 드러납니다. 지금 정치권에는 국민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고, 말보다 행동으로 책임지는 ‘기도하는 지도자’ 가 필요합니다. 자기 진영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은 기도를 모릅니다.

 

기도는 ‘우리를 살리는 마음’이기에, ‘나만 살고자 하는 욕심’과 함께할 수 없습니다. 기도는 곧 평화이며, 화합이며, 인간됨의 시작입니다. 기도는 국민을 말끝마다 외치는 이들에게 묻습니다. “정말로 당신은 국민을 위한 마음을 가졌는가?”

 

기도는 선언문이 아닙니다. 상대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는 조용한 연대입니다. 그리고 그 기도가 모일 때, 우리는 진정한 평화와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끝으로, 우리 모두에게. 기도란 결국 ‘다른 누군가를 위한 내 마음의 태도’입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기도한다면, 말보다 먼저 행동이 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정치권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기도 없는 권력은 위선이 되고, 기도 없는 정치는 갈등을 키울 뿐입니다.

 

이제는 기도하는 정치, 기도하는 시민, 기도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 그 길만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