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지난 5일 아침, 서울 중구에 위치한 주한중국대사관.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대사관 앞은 묘한 긴장감과 설렘으로 가득하다. 한 손엔 취재수첩, 다른 손엔 여권을 든 26명의 청소년 기자단이 중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다.

이들은 ‘제6회 한국청소년기자 중국행’ 참가자들로, 한중경제문화교육협회(이사장 신경숙)가 주관하고 주한중국대사관이 함께하는 양국 청소년 간 우호 교류 프로그램의 주인공이다.
이번 기자단은 전국 중국어 말하기 대회 수상자 및 중국어 학습에 열정을 가진 우수 학생들로 구성되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3년간 중단되었던 행사는 2025년, 드디어 여섯 번째를 맞아 다시금 재개되며 양국 민간 외교와 청소년 문화 교류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출정식에는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참석해 축사를 전했고, 학생들은 출정식을 마친 뒤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중국 운남성과 베이징을 방문하는 6박 7일의 여정을 시작했다.

운남성에서는 운남사범대학 부속 중학교와 교류하며 중국의 전통문화와 교육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베이징에서는 북경 제11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공동 취재 활동과 문화탐방에 참여한다.
박물관 참관, 현장 인터뷰, 공동 리포트 제작 등 기자단의 시선을 통해 담아낼 생생한 중국의 모습이 기대된다. 한중 양국은 수십 년간 경제와 문화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최근 몇 년간 외교적 긴장과 민간 교류의 단절로 서로에 대한 이해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때일수록, 청소년들의 직접적인 만남과 교류는 오해를 줄이고 신뢰를 쌓는 ‘예방 외교’의 시작점이 된다. 정치와 외교의 영역을 넘어, 삶과 문화를 함께 나누는 경험이야말로 진정한 외교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중경제문화교육협회는 2006년 외교부 인가를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 공익단체로, 현재 전국 12개 지회를 운영 중이다. 2007년부터는 매년 대한민국 중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해 전국의 중고등학생들에게 글로벌 언어역량과 민간 외교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왔다.
오늘의 청소년 기자단은 단순한 ‘취재단’이 아니다. 그들은 미래의 외교관, 문화 해설자, 그리고 국가와 국가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이다. 중국을 직접 경험한 이들은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며, 한국을 소개한 그들은 중국과 더 가까워질 것이다.
진정한 우호는 이러한 발걸음에서 시작된다. “진짜 외교는 정치가 아닌 사람에서 시작된다.” 2025년, 한국청소년기자단의 중국행은 그 말의 가장 생생한 증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