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담화총사 칼럼] 오늘날의 위대한 영웅들...진정한 용기란 무엇인가?

- 영웅의 이름은 항상 널리 알려지지 않는다.
- 진정한 변화는 새로운 영웅 양성에서 시작된다.

외교저널 (Diplomacy Journal) 이정하 기자 |  '영웅(Hero)'이라는 단어는 흔히 오해된다. 화려한 무력을 휘두르거나 대중의 환호를 받는 존재로만 인식되기 쉽지만, 본디 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반신반인半神半人’에서 유래된 말로, 탁월한 용기와 결단력을 지닌 자, 그리고 인류를 위한 행동을 실천한 이들을 지칭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참된 영웅과 오만한 권력자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영웅은 흔히 다음과 같은 ‘평정의 기도’를 삶의 좌우명으로 삼는다. “오, 신이시여,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정을 주시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시며,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라고 말이다.

 

이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원칙을 지키며 행동한다. 그들의 핵심 가치는 이타심과 보편적 복지이며, 이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단순히 말로 정의를 외치는 정치인들과 달리,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들이다.

 

이들의 삶에는 겸손, 인내, 친절, 끈기, 영성, 그리고 깊은 통찰이 스며 있다. 그들은 침묵 속에서 행동하고, 내면의 평정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꾼다. 이들이야말로 인류가 존경해야 할 진정한 영웅이다.

 

역사는 위대한 이름들로 가득하다. 공자, 노자, 석가모니, 예수, 무함마드, 잔 다르크, 간디, 마더 테레사 등은 시대를 초월한 영웅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든 시대와 나라에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영웅들이 반드시 존재해왔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의 명성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위한 조용한 실천을 이어왔다. 사회의 그늘에서, 혹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혹은 일상의 평범한 자리에서 인류애를 실천한 무명의 이들이다. 이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위대하다.

 


오늘날 우리는 종종 오만한 인물을 ‘강한 리더’로 착각한다. 그들은 군사력과 권력을 앞세우고, 위기마다 힘으로 해결하려 들며, 타인의 의견에는 귀를 막는다. 심지어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인류 전체를 파멸로 몰아갈 핵무기 사용 가능성조차 배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군사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은 결코 영웅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자존심이 위협받을 때마다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며, 전쟁을 하나의 이익 사업으로 전락시킨다. 무기 제조업자와 정치 권력자 간의 거래는 그 대표적 예다. 무기는 정부가 허용한 폭력이며, 이러한 시스템을 강화하는 인물은 오히려 인류의 적이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많은 정치 지도자들은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국제 연대와 보편적 가치를 경시한다. 하지만 인류의 미래는, 이제 그런 ‘오만한 리더’가 아니라, 지혜와 자비, 용기를 겸비한 새로운 영웅들에게 달려 있다.

 

이들을 어떻게 키워내고, 어떻게 존중하며, 어떤 기준으로 지도자를 판단할 것인지는 결국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전 미국 대통령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는 이렇게 경고했다. “모든 국민은 평화를 원한다. 전쟁을 원하는 것은 오직 그들의 정부뿐이다.”

 

진정한 영웅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지 않는다. 그들은 전쟁터가 아닌 양심의 자리에서, 무기 대신 사랑과 헌신으로 세상을 바꾼다. 이제 우리 모두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어떤 세계를 남기려 하는가?” 그 질문에 떳떳하게 답할 수 있을 때, 우리 각자가 작은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다.